교정받았다던그논문은

얼마 전에 작업을 마친 논문은, 어느정도 이름있는 번역 업체를 통해 번역을 받고 저널에 제출 했는데 영어에 문제가 많다는 리뷰어 지적을 받고 업체에 컴플레인해서 교정을 받아 다시 제출 했음에도 영어 지적이 다시 와서, 결국 내게 들어온 일이었다.

리뷰어 코멘트에 맞추어 중간중간 추가된 내용도 있어 빨간 변경사항들이 더 두드러지는 것일 수 있지만, 최종본은 거의 원문 문장 손 안 댄 것이 없을 정도. 그 조차도 사실, 마음은 한번 더 쭉 보면서 좀더 손을 댔으면 했는데 다수 저자분들 피드백 기다리며 작업해야되서 시간 여력이 없어 살포시 접었다.

예전 직장에서 4개 아시아 국가 대학 포럼을 위해 발표문의 모국어 원본과 영어 번역본을 수록한 자료집을 만들어야 했다. 짧은 시간 안에 다수의 발표문 번역이 진행되어야 해서 번역 업체를 쓸 수 밖에 없었는데, 영어가 아닌 외국어에서 한국어로 번역한 글은 번역이 얼마나 정확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글이 매끄러웠다. 그런데 한국어를 영어로 번역한 건 차마 자료집에 넣을 수 없는 글이 되어 돌아온 경험이 있다.

그때, 정말 궁금해졌다. 왜 특히 한영 번역은 이렇게 퀄리티가 낮게 나오는 건지. 토 하나 달지 못할 만큼 완벽한 번역이 어디 있겠느냐만은, 돈 받고 일하는데 언어만 대강 바꾸어서 보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소위 번역가들이 많은 걸까. 영어 어느 정도 하니까 쉬운 돈벌이라 생각하며 뛰어드는 사람이 많은 걸까.

이 일이, 쉬운 돈벌이는 절대 아닌데, 쉬운 돈벌이가 되어서도 절대 안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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